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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목 장로 칼럼] 예수님의 첫 말씀은 용서의 기도였다 - Forgive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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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매진
댓글 0건 조회 582회 작성일 23-09-0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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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기주의자들이요, 자기중심적인 독일 아이펠 공동체 수도원생활에서 나는 갈수록 영성훈련자로서 영격을 잃어가고 있었다. 깊은 인내와 겸손 그리고 관용은 커녕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을 불성실하면서도 남을 의심하거나 용납하지 못하는 고약한 불신자로 변해 갔다. 문제는 남ㅡ다른 사람은 고사하고라도 먼저 내가 내 자신을 용서하거나 용납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해 성실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성실해야 한다는 튀빙겐학파 식의 어려운 변증법을 실행하려면, 불신이라는 베일을 벗고, 타인을 나로 받아들이는 이른바 용납, 큰 용서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나의 용서의 기도는 용납이라는 영성훈련에서부터 실패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결코 나로 하여금 튀빙겐의 지성이 중세기 수도원의 영성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복고주의 영성가들을 의미하지 않지만, 나를 영적 수련과 훈련에서 날마다 수렁에 빠져 실패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나의 지적 오만와 이로 인한 타인에 대한 닫힘 ㅡ용납과 용서의 결여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이같은 실패자의 경험은 위대한 영성가 [토마스 머튼]이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미국 콜롬비아 대학을 거쳐서 트라피스트 수도원 수련자가 되기까지 이어지는 <칠층산의 여행기>에서 고백하듯이 수도원 생활은 나에게 지혜[sapientia]와 신비적인 명상에 참여케 하고, 대학은 학문[scientia] 즉 지적인 원형에 접근한다는 점에서 서로 영적 갈등을 일으킨 나의 체험과 비슷하다.

그러나 영성이든 지성이든 수련자는 - 모든 성도는 인간관계에서 다른 사람들과 유대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우리는 지적 지식이나 영적 지혜에 깊이 참여하면 할수록 진정한 [자유ㅡ열려있음], [유용성], [주고 베풀 수 있는 능력]이 풍성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결여되면 영성의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수련자의 가장 기본적인 영적 훈련에는 용서의 기도가 필요하다. 내가ㅡ나를, 내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용서한단 말인가?

 


* 가장 기도다운 용서의 기도, 그 기도란 과연 무엇인가?

우리가 참되게 기도할 때 우리는 진실로 존재한다. 우리의 존재는 기도로써, 용서의 기도로써 지고한 완성에 도달하며 기도는 우리의 가장 완전한 행위 중의 하나이다. 영성자[ 머튼]은 이렇게 말한다.
"기도는 자기 자신이 없어지는 깊은 곳에서 하나님에 의해 우러나온다. 그것은 용서의 믿음, 감사, 동경, 슬픔에 의해 움직인다.... 모든 참된 기도는 우리의 삶과 죽음을 주님께 절대적으로 의탁하다고 고백한다. 흔히들 기도는 입으로 기도를 말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우리가 말하고 있는 것을 따라가지 않는다. 그런 식으로 기도하는 것은 기도가 아니다."

"기도는 우리의 눈이 새롭게 뜨여져서 보지 못했거나 외면했던 것들이 보이고... 닫힌 귀가 열려서 불의와 고통의 소리가 들리고 입이 열려서 정의와 진리를 외치고 마음이 열려서 나와 다른 모든 이질적인 것들을 포용하고 용납하며 전혀 다른 새로운 인식으로 새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용서의 기도이다"

 


* 루이스 스미디스의 용서 기도

우리가 나쁜 일을 당했을 때 용서는 실행하가 어려운 행동이다. 여기 하나님께 정직해질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것이 얼마나 상처를 주었는지, 당신 마음에 미움이 얼마나 가득 차 있는지, 하나님께 고백하라.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도움을 구하고 도움을 주면서 사용하라.

 

 

* 교황 베네딕도 16세의 용서의 기도

용서의 기도는 도덕적 호소, 그 이상의 것이다. 물론 이것은 도덕적 호소이기도 하다. 도덕적 호소로서 이것은 매일 우리를 새롭게 자극한다. 그러나 이것은 가장 깊은 의미에서 그리스로론적 기도이다.
이것은 용서를 위해 인간존재의 고난 속으로 내려와 십자가에서 죽은 희생을 치르게 한 자를 생각하게 한다.

용서의 기도는 무엇보다도 이 일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우리에게 불러 일으키며, 나아가 그와 함께 악을 사랑으로 겪어내고 새롭게 하라고 우리를 부르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의 힘이 얼마나 미약한지, 또 얼마나 자주 우리 스스로 잘못을 저지르곤 하는지를 우리는 날마다 알고 깨닫게 된다.

이럴 때 용서의 기도는 우리에게 커다란 위안을 선물한다 .
왜냐하면 예수의 사랑의 힘이 우리의 기도를 감싸고 있고, 이 힘과 함께, 이 힘을 통해, 이 힘 안에서 ... 우리의 기도가 놀라운 치유의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십자가에 달려서 하신 기도ㅡ 예수님의 첫번째 말씀은 용서의 기도였다

"아버지여 저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아직도 저들이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다"
자기를 십자가에 못박은 자들을 위하여 용서의 기도를 하나님께 드린 것이다. 예수님께서 달리신 십자가는 그래서 용서의 십자가라 부른다. 원수들을 위하여 기도하심으로써 예수님께서는 우리 성도들이 우리를 미워하고 우리에게 잘못을 범하는 자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명쾌히 보여주셨다.

 


* 용서

이렇듯 용서의 기도는 하나님께서 죄 많은 인간을 불러 자기와의 정당한 관계를 맺게 하시는 행위이다. 이것은 예수그리스도로 말미암은 하나님의 활동에 근거하고 있으며, 인간의 공로로는 도저히 받을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로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에 의지하여 회개하는 죄인에게 주어진 것이다. 인간은 절대로 자기의 공로로 하나님의 구원을 받을 수 없다.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선물로서 그에게 주어질 뿐이다.


2023년 9월 9일

김 영 목
金 英 穆

수유제일교회 원로장로
국제 민들레복음선교회 대표.[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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